1. 심장질환과 견과류의 관계
견과는 단단한 과일이라는 뜻으로 딱딱한 껍질 안에 쌓여 있는 열매를 말합니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견과류에는 아몬드, 밤, 호두, 은행, 잣, 도토리 등이 있습니다. 견과류는 건강에 좋은 효능 때문에 한의학에서 약용으로 쓰였습니다. 그런데 견과류의 효능 중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견과류를 규칙적으로 섭취한 사람들은 거의 먹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심장질환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것입니다. 일주일에 견과류를 여러 번 섭취를 하면 심근경색, 갑작스러운 심 정지, 관상동맥 질환에 걸릴 확률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미국 FDA에서는 심장병 발생률을 낮추려면 견과류를 먹으라고 권고합니다. 그렇다면 심장혈관 질환 예방에 가장 좋은 견과류는 무엇일까요? 하버드 의대 교수진들과 영양학자들이 사람들의 식습관을 장기 추적한 결과 다음의 3가지 결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첫째, 일상생활에서 견과류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약 14%, 협심증을 비롯한 관상동맥질환 발생률이 20%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섭취량은 하루 28g 정도, 즉 손으로 한 줌 정도의 양을 일주일에 평균 5번 이상 먹었을 때 가장 효과적이었습니다. 특히 호두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만 섭취해도 심장병 발생률의 감소를 돕게 됩니다. 다른 견과류에 비해서 호두와 땅콩 섭취는 추가적으로 중풍예방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호두가 심혈관질환 예방에 좋은 가장 큰 이유는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이 가장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알파리놀렌산’은 혈액을 맑게 하고 혈관에 찌꺼기가 끼지 않도록 혈관을 청소하는 효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둘째,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알려져 있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콜레스테롤은 망가진 혈관 내피를 메꾸고 보수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물질입니다. 그러나 필요 이상으로 혈액 속에 좀비처럼 떠돌아다니면 다른 물질들과 함께 혈관 벽에 엉겨 붙으면서 플라크와 혈전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호두 섭취는 인슐린 저항성을 떨어뜨려서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됩니다. 인슐린은 우리가 식사를 하고 나면 호르몬으로 분비되어 탄수화물을 분해한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게 세포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어떠한 이유로 세포가 인슐린에 대해 저항을 하는 저항성이 생겨서 문을 안 열어주면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혈당이 올라갑니다. 세포는 당분의 공급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몸은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해서 세포 문을 열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이 경우 혈당을 체크해 보면 혈당은 정상이더라도 인슐린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고 인슐린 혈증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지고 혈압이 올라갑니다. 또한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져 당뇨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우리 몸속의 혈관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심혈관질환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2. 우리나라의 호두 먹는 풍습
우리나라에서는 정월대보름에 호두를 깨서 먹는 ‘부럼’이라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호두를 이빨로 딱 깨물면 그 소리에 부스럼 귀신이 쫓겨 나가서 일 년 내내 피부병을 앓지 않는다는 미신 이 있습니다. 옛 조상들은 인슐린 저항성이나 ‘알파리놀렌산’에 대한 지식은 없었을지라도 호두를 먹으면 피부가 좋아지고 수명을 늘리는데 도움이 되는 음식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옛날이야기에는 유독 견과류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나무꾼이 배가 고파서 개암 열매를 먹다가 도깨비에게 들켰다는 이야기를 봐도 옛 선조들은 산에서 나는 견과류를 간식으로 즐겼던 것 같습니다. 한의학에서는 호두 껍질을 벗긴 호두 살을 호도육이라는 약재로 써 왔습니다. 기관지, 폐에 기름칠을 해서 마른기침과 천식을 멎게 하는 효능 때문에 약용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호두는 요즘처럼 날씨가 건조해지면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생기는 기침에 좋습니다. 가래가 없이 목구멍과 기관지가 건조해서 마른기침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도 호두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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