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씨 없는 바나나의 한계
요즘 우리가 마트나 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바나나는 글러브 모양입니다. 그러나 아주 오래전 바나나는 지금의 모습과 많이 달랐습니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바나나가 중앙아메리카에서 생산되어 수출되었습니다. 특히 과테말라는 미국 소유의 United Fruit Ltd. 에서 운영하는 거대한 바나나 농장의 핵심이었습니다. 이 회사는 ‘그로미셸’이라는 단일 품종의 바나나를 재배하는데 집중했습니다. 바나나는 씨가 없습니다. 따라서 접목을 시켜서 재배를 합니다. 접목은 뿌리가 있는 나무에 다른 나무 가지를 붙이는 것을 말합니다. 정말 맛있는 바나나가 자란 나무의 가지를 잘라서 다시 접목해서 심으면 맛있는 바나나를 계속해서 재배할 수 있게 됩니다. United FruitLtd. 는 이 방법으로 바나나를 재배했습니다. 단일 품종의 바나나를 재배하는 것은 경제적 관점에서는 좋은 발상입니다. 그러나 생물학적 관점에서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단일품종이기 때문에 면역력에 취약점이 생겼습니다. 1890년 바나나 덩굴 쪼김 병균이 일으키는 ‘파나마병’이 생겼습니다. 면역력에 취약했던 바나나는 순식간에 죽은 바나나 나무들로 변했습니다. 과테말라의 바나나 농장은 거의 대부분이 황폐하게 변하게 되었습니다. 한 번 이 병이 들면 그 땅을 다시 쓰는 것을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이 병균은 수 십 년씩 토양에 잠복하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다른 품종의 바나나를 찾아야 했습니다. ‘그로미셸’과 모양이 비슷하면서 맛도 좋은 바나나가 필요했습니다. 무엇보다 파나마병에 면역력을 가질 수 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캐번디시’는 품종을 찾아냈습니다. 이 바나나는 맛은 떨어지지만 파나마병에 면역이 있는 유일한 바나나였습니다. 다시 황폐해진 땅에 이 바나나를 심고 접목을 시켜 바나나를 재배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바나나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파나마병도 진화를 했습니다. 그래서 이 병균은 ‘그로미셸’과 ‘캐번디시’를 모두 죽일 수 있습니다. 이 진화된 병균은 이미 아시아에서 동아프리카로 퍼졌으며 곧 중앙아메리카에도 전파될 것으로 보입니다.
2. 바나나의 특징
바나나는 영양가가 높은 과일로 찰진 식감과 단맛이 특징입니다. 바나나는 특유의 향을 가지고 있으며 껍질을 쉽게 벗겨 먹을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과일입니다. 부드러운 식감 때문에 아침식사 대용이나 다이어트식으로 애용되고 있습니다. 바나나가 익을수록 껍질에 검은 반점 Sugar spot이 생겨납니다. 이것이 많이 생겨날수록 당도가 높아지고 암세포를 파괴하는 종양 괴사 인자도 증가합니다. 노란색을 띠는 바나나보다 Sugar spot이 많이 생겨난 검은 점을 띠는 바나나가 8배 이상 많은 항암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바나나에 함유된 비타민 C는 콜라겐의 생성을 촉진하고 피부를 검게 만드는 멜라닌의 피부 침착을 방지하여 깨끗한 피부를 유지하게 도와줍니다. 또한 비타민 E, 베타카로틴 성분은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피부의 노화를 예방하고 탄력 있는 피부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바나나에 함유된 마그네슘과 칼슘 성분은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피로해진 우리 몸을 편안히 쉴 수 있게 합니다. 바나나에 함유된 수면호르몬을 생성하는 트립토판 성분은 깊은 잠을 잘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바나나에 함유된 펙틴 성분은 장 연동운동을 촉진하고 장 내 유해물질을 배출시켜줌으로써 장 기능이 개선되고 장 건강에 효과적입니다. 비교적 소화하기 쉽기 때문에 소화기관을 진정시킬 뿐 아니라 설사 후에 손실된 미네랄을 되찾아 줍니다. 바나나는 어린 아기에게 처음으로 주는 고형 음식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급성 설사를 치료할 때 쓰이는 BRAT 식단에 바나나가 들어갑니다. 바나나에는 사과의 4배에 달하는 칼륨을 함유하고 있어서 몸 밖으로 나트륨을 배출하는 효과가 뛰어납니다. 따라서 고혈압, 동맥경화 등 혈관 관련 질환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하루에 2~3개의 바나나를 먹으면 뇌졸중 발병 위험을 감소시킵니다. 이는 바나나에 있는 칼륨이 뇌 주변의 혈액 응고를 막아주기 때문입니다. 바나나에 함유된 비타민 A 성분은 눈의 피로를 풀어주고 시력을 보호합니다. 바나나의 베타카로틴이 체내에 흡수되면서 비타민 A로 전환하여 안구건조증, 야맹증 등의 안구 질환을 예방합니다. 대표적인 고열량 저지방 식품으로 다이어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포만감을 주는 식품입니다. 덜 익은 바나나일수록 저항성 녹말이 더 많아 몸에 흡수되는 시간이 늦어지고 혈당지수도 낮아집니다. 또한 열량도 적게 흡수되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효과적입니다. 이밖에도 바나나는 우울증 증상 완화와 생리통증 완화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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