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물방울’이라고 불리는 와인

[신은 물을 만들었지만 인간은 와인을 만들었다 - 빅토르 위고]

1. 와인의 품격

 

와인은 신선한 포도를 수확해서 그 즙을 발효해 만든 알코올 성분의 음료를 말합니다. 이 와인이라는 단어는 ‘술’을 뜻하는 라틴어 비늄(Vinum)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와인은 누가 처음 만들었고 언제부터 마셨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조지아에서는 8천 년 전 석기시대 사람들이 와인을 만들어서 보관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토기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란에서는 7천 년 된 포도주 항아리가 발견될 정도로 와인은 수천 년 전부터 우리와 함께 해 온 술임을 알 수 있습니다. 와인은 선사시대를 거쳐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이집트와 그리스를 지나 고대 로마로 전파되었습니다. 사실 초기의 고대 이집트인들은 직접 와인을 만들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나안 같은 외국에서 와인을 전량 수입해 왔는데 가격도 너무 비싸고 또 구하기도 어려워 신들에게 바칠 때만 쓰거나 신과 동격자인 파라오만 마실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파라오가 죽으면 미라와 함께 와인을 묻기도 했습니다. 스콜피온 1세의 무덤에서는 무려 700여 개의 와인 항아리가 발견되었습니다.. 그러다 기원전 3천 년 경, 와인의 매력에 흠뻑 빠진 이집트인들은 이제 자신들이 직접 와인을 만들어 먹기로 마음먹고 와인을 만들 수 있는 가나안 사람들을 초빙하거나 때로는 납치까지 해서 만드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러면서 파라오뿐 아니라 사제나 서기 같은 상류층까지도 와인을 마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맥주처럼 여러 사람이 독에 둘러앉아 빨대로 나눠 먹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와인은 금으로 만들어진 잔에 따라 마실 정도로 부와 권력의 상징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기원전 600년 경, 와인은 고대 로마로 전해지며 이제는 신분을 떠나 누구나 마실 수 있는 대중적인 술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2. 와인의 제조기술

포도 재배나 양조 기술 등을 처음 기록으로 남긴 로마인들은 와인을 프랑스나 스페인, 독일 등 유럽 전역으로 퍼지게 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로마 군대를 이끌고 유럽을 정복하던 당시 혹시 군인들이 좋지 않은 식수를 마시고 배탈이 날까 봐 물 대신 와인을 마시게 했습니다. 하지만 로마에서부터 와인을 수송해 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현지에 포도나무를 심어 와인을 만들어 먹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때까지만 해도 와인은 지금과는 모습이 달랐습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와인을 물이나 소금물에 타 먹어야 할 정도로 독하고 걸쭉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완벽하게 밀봉할 수 있는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와인은 쉽게 산화되거나 부패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알코올 함량을 높이거나 농도를 걸쭉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이후 로마 제국이 망하고 중세시대에 접어들며 와인은 지금과 비슷한 모습을 갖게 되었고 가톨릭 교회와 수도원을 중심으로 그 명맥을 이어가게 됩니다. 1860년경, ‘미생물에 의해서 발효와 부패가 일어난다’는 파스퇴르의 발견으로 인해 와인 제조법을 개선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와인은 슈퍼푸드로 선정되면서 그 효능을 더욱 인정받고 있습니다.]

3. 와인이 슈퍼푸드가 된 이유

와인이 슈퍼푸드로 꼽히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폴리페놀'과 '레스베리트롤' 의 효과 때문입니다. 먼저 폴리페놀은 산화를 방지하는 작용을 하는 성분으로 체내에서도 아주 강력한 항산화제로 작용합니다. 폴리페놀은 심장병, 뇌질환, 암의 예방에 도움이 되며 스트레스 해소 효과도 있습니다. 또한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막아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은 증가하고,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LDL 콜레스테롤은 감소합니다. 이 폴리페놀 성분은 포도 껍질과 씨에 대량 함유되어 있어서 화이트 와인보다는 레드와인에 10배 이상 더 많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한편 레스베라트롤은 포도가 곰팡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생성하는 물질로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며 세포의 손상과 노화를 막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발암의 3단계인 개시, 촉진, 진행 모두를 차단하는 강력한 항암 능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발암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유해한 물질들의 독성을 완화시키고 암세포의 자살을 촉진하는 유전자를 활성화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와인은 고혈압과 비만을 억제하고 2형 당뇨의 발생이나 합병증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이뇨 작용을 하며 식욕을 증진시키고 장내 세균의 균형을 조정하는 작용을 합니다. 또한 치매 및 퇴행성 질환의 예방에 도움을 줍니다.